[셀프웨딩 준비] 주례 없는 결혼식 멘트 준비..
주례없는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다. 예식의 사회자는 친한 형으로 정했다. 사회 경험이 거의 없는 형이지만, 좋은 보이스 톤과 좋은 발음을 갖고 있는데다가 재치도 있는 사람이라 사회자를 누구를 해야하나..?라고 생각할 때 단연 1순위로 떠올랐다.
주례가 없는 결혼식은, 뭐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주례가 있는 것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보통의 예식 진행이라 하면,
처음의 식전 사회자의 멘트, 어머님들의 화촉점화, 신랑신부의 등장, 뭐 맞절, 하객께 인사,
혼인서약, 성혼선언문, 주례사, 때때로 이벤트 등을 하곤 하는데,
주례가 없는 결혼식에서는, 당연히 주례사가 빠진다. 보통은 부모님들의 덕담 정도로 채운다. (내가 결혼식을 해봐서가 아니라.. 여러 자료들을 보면 그렇다는..)
내용만 보자면 많은 차이가 없지만, 주례가 없는 경우에 가장 많이 차이나는 것이 사회자의 진행이다.
전체적으로 예식의 식순이나 흐름에 따라 안내를 해 주는 정도가 보통이라면,
주례가 없는 예식에서 이 사회자는, 전반적인 진행을 물론 주도하지만 중간중간 멘트를 많이 섞어 준다.
실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하듯이 쉬지 않고 멘트를 날려 준다.
예식의 전체적인 진행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주례사라면, 주례가 없는 경우에는 오히려 사회자의 멘트들이 전체 진행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겠다.
그래서 사실 아마추어들을 쓰기 보다는 업체를 골라 진행할까...도 생각했지만,
사회를 봐 주는 그 분에게도 이런 일은 흔치 않을테니.. 여하튼 서로 좋은 일이 될 것 같다. 중간중간 사회자와 눈을 맞출 수도 있고... 모르는 사람이 하는 것 보다는 , 실력이 덜 하더라도 그 편이 더 마음이 편할 것 같다..
음.. 전체적인 식순은 정해 놓았다. 사회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식전 멘트를 조금 하고,, 바로 신랑이 입장한다. 어머님들끼리 화촉점화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나는 어머니가 계시지 않으므로 그런건 생략할란다.
신랑이 입장한 후, 신부가 입장할텐데, 이건 동시에 입장할까도 고려중이다. 신부가 거의 성인이 되었을 때 지금의 아버님(계부)를 모셔왔기 때문에 어색하기도 할 뿐더러 함께 입장하는 그림이 더 좋을 것 같기도 하기 때문이다.
입장 후 하객께 인사하고, 부모님께 인사하고,
다시 중간에 서서 혼인서약을 한다. 다소 오글거리는 멘트들을 나누어 한 뒤, 다음으로 보통은 주례께서.. 혼인 선언문을 낭독할텐데, 이건 우리 아버지께 부탁을 할까 생각중이다. 혹은 사회자가 진행해도 나쁘지 않다.
그리고,, 양가 부모님들 중 한 분씩 나와 덕담을 해 주신다.
이걸로 끝. 신랑신부 행진하고,, 가족들끼리 사진 찍고 뭐 요 정도... 쓰다 보니 조금 긴 것 같기도 하지만.
여튼 이런건데, 예를 들면, 신랑신부가 부모님께 인사를 할 경우, 사회자가 멘트를 한다.
신랑신부, 인사를 하고 하객들은 박수를 치는데, 인사 후 허리를 편 상태에서 부모님을 잠시 바라보고 있다.
이 때 "어머님 아버님, 잘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정말로 잘 살겠습니다. 걱정하시는 것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혼자 있을 때 밥도 잘 챙겨먹지 않고 맨날 방구석에서 기타만 치고 그런 모습만 보셨겠지만, 앞으로 사람답게 잘 살랍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 동안 키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남은 인생은 이 제 옆의 여자와 서로 성장하겠습니다. 오늘 많은 하객들 앞에 당당히 설 수 있어서 정말 영광입니다. 사랑합니다." 라는 식의 멘트를 날린다. (내가 방금 지어 쓴거지만 멋있네?)
그러하다.
그냥 인사만 하고 휙 돌아설 수 있었는데, 그 어색한 몸짓도 이러한 멘트들을 해 주면 상당히 드라마틱했다. 물론 이럴 때 배경음악도 당연히 깔린다.
사회자로 지목한 형과는 내일 만나 디테일한 식순을 구성해볼 것이다.
이제 결혼식까지 한 달.. 기대가 된다.